행정법원


장애를 가진 경비원이 과중한 업무와 회사파산에 따른 실직 염려 등으로 기존 질병이 악화돼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韓騎澤 부장판사)는 8일 (주)한양목재공장 경비원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강모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2003구합4317)에서 "경비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뇌출혈을 유발해 사망한 것이 인정된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는 왼팔이 없음에도 공장 경비원으로 근무하며 주차장 관리, 건물 화장실 청소, 각종 전화연결업무 등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고 특히 공장으로 잘못 들어오는 차량이 많아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씨는 경비원으로 입사할 당시 회사가 파산할 경우 퇴직하기로 한 약정 때문에 한양목재가 파산선고를 받은 뒤부터 실직에 대한 염려로 스트레스가 가중돼 기존 질병인 고혈압과 당뇨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강씨의 부인은 공장에서 근무하다 왼쪽팔을 잃은 강씨가 (주)주우개발에 입사한 뒤 한양목재 공장에 파견돼 경비원으로 근무했으나 과중한 경비업무와 회사의 파산으로 실직위기에 놓이게 되자 스트레스 등으로 기존 질환인 고혈압과 당뇨가 악화돼 뇌출혈로 사망했다며 소송을 냈었다.

신유진 기자 mar23@lawtimes.co.kr